치유의 글쓰기는 억눌린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치유의 글쓰기는 억눌린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 손혜철
  • 승인 2021.05.25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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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다

 

이성과 감정

이 두 가지 가운데 무엇이 좀 더 사람에 가까울까요? 직장, 결혼, 주택 구입 등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 사람들은 논리적으로 여러 가지를 따집니다. 그런데 결국은 감정(느낌)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정은 크게 '좋다' 또는 '싫다'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자신이 어떤 걸 구매할 때 선택할 경우에 감정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살다보면 이런 경우 말고,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상황에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해서 감정이 자신의 내면에 억눌려 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마음의 병이 되고 그것이 계속 마음속에 남아서, 갑자기 솟아오르게 됩니다.

​사람들이 많이 억눌려 있는 감정 세 가지

표현하고 싶을 때 하지 못하는 경우에 부정적인 감정이 내면에 남아 있게 됩니다. 그 대표적인 것들이 슬픔, 화(火) - 분노 그리고 미움입니다. 최근 '치유의 글쓰기' 6주 과정을 진행하면서 이 세 가지 부정적 감정에 대한 글쓰기를 먼저 진행했습니다. 그 이유는 긍정적인 감정보다 부정적인 감정이 내면에 많이 쌓여서 두고두고 자신을 괴롭히기 때문에, 그 감정을 표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1. 슬 픔

슬픔을 주제로 글쓰기를 하면, 보통 사람과의 이별 그중에서도 죽음으로 인한 이별인 '사별(死別)'을 주제로 글을 많이 씁니다. 이번에도 어머니 그리고 사위와의 사별에 대한 글을 수강생이 써서 제출했습니다. 함께 나누기 어려운 부분도 있어서 진행이 쉽지 않았습니다.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자신이 키우던 식물의 죽음을 주제로 한 글을 쓴 분이 계셨습니다. 키우던 화분의 식물이 죽어서 그걸 잘 가꾸고 지켜주지 못한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글이었습니다.

​여기서 하나 빠진 게, 요즘 많이 키우는 개나 고양이와 같은 애완동물에 대한 주제였습니다. 이 친구들은 수명이 15년 정도 되는데 사고나 병이 걸리면 그것보다 짧게 살기도 하죠. 보통은 키우는 사람이 오래살기 때문에 애완동물을 먼저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은 이 친구들을 화장시키고 묻는 곳까지 생겼습니다.

​2. 화(火) - 분노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사람입니다. 사람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죠. 특히 우리나라는 인구밀도가 높습니다. 이 좁은 땅덩어리에 자그마치 5,100만이 삽니다. 사람이 같이 살아가다보면 한번씩 화낼 일이 생깁니다.

​'화'를 주제로 한 글쓰기에서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은근하게 압력, 소위 갑질에 대한 내용을 접했습니다. 저도 직장생활 하면서 비슷한 경우를 당해봤는데요, 참 답도 없고 당하는 입장에서는 너무나 힘듭니다. 이 글을 읽고 다른 참가자 분들이 응원의 코멘트를 말씀하셨는데, 글 쓴 분이 큰 힘을 얻는 것을 느꼈습니다.

​한편 오랫동안 부부생활을 했는데, 자신이 애지중지 키운 나무를 허락도 없이 손질한 아내에 대한 화를 표현한 글을 읽었습니다. 이 분은 자신이 받은 화를 직접이 아닌 간접적으로 애둘러 표현했어요. 화 났을 당시에 다행히 그 자리에 아내가 없었기 때문이랍니다.

​3. 미 움

사랑의 반대 감정이 미움이라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나에게 선물을 주고 잘해줘도 밉지만, 어떤 사람은 내가 주더라도 좋은 사람이 있습니다. 미움이라는 감정도 슬픔이나 화와 더불어 가슴속에 오랫동안 남아 있으면서 자신을 괴롭히는 감정입니다. 가능하면 이른 시기에 그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 자신과 주위 사람에게 좋습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오해를 받아 그 사람들에게 미움이 생긴 분이 있습니다. 자신의 잘못도 아니고 순전히 그들의 생각대로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확대되었어요. 시간이 지나도 그 미움이 마음속에 남아 있었는데, 이번 치유의 글쓰기를 통해 감정을 표현하여 가슴이 후련해졌고 같은 참여자들로부터 많은 힘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의 학부모들과의 관계에서 미움이 생긴 분이 계셨습니다. 처음에는 서로 잘 지냈는데 어느 순간 그들과 자신 사이에 결이 다르다는 느낌이 들어 거리를 두었습니다. 이분은 다양한 취미로 시간을 알차게 보냈습니다. 그 이후 그들은 이 분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해서 거리가 멀어졌죠. 이 분도 시간이 지났지만 마음속에 남아 있는 미움이라는 감정을 글로 표현하며 마음이 보다 가벼워짐을 경험했습니다.

​감정을 글로 표현하는 효과

그 당시에는 어떤 사정 때문에 감정을 바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사람이 말하고 있어서, 무슨 말을 할지 생각은 났는데 시간이 부족해서, 그 말을 나중에 해야하는데라고 생각을 했지만 그것을 잊어버려서. 이렇게 할 말을 하지 못하는 경우는 다양하고 많습니다.

​문제는 그 감정들이 자신의 내부에 억눌린 채로 남아 있다가, 본인도 모르게 원하지 않은 때에 올라온다는 겁니다. 때로는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하고요. 감정은 반드시 어떤 식으로든 표출해야 합니다. 친구나 친한 동료에게 '이 사람 때문에 기분 나빴다', '나는 이런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런 건 이렇게 되어야 하는 게 아니냐' 등으로 시시콜콜 말하면 좋습니다.

​그것이 어려우면 글을 쓰며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이 '치유의 글쓰기' 입니다. 기쁨, 슬픔, 미움, 화(분노), 억울함, 수치심, 즐거움 등 어떤 감정이든 좋습니다. 펜 한 자루와 노트 한 장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어떤 말을 써도 좋습니다. 중요한 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얼마나 했느냐입니다. 그 감정을 종이에 얼마나 솔직하게 썼느냐입니다.

​이태우 작가(dnetpro@naver.com)

<박항서 매직>, <독서의 비밀> 저자. 치유의 글쓰기 과정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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