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향기 나는 사람이 되자
[칼럼] 향기 나는 사람이 되자
  • 손혜철
  • 승인 2021.12.0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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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행복에너지 권선복 대표
행복에너지 권선복 대표

누구에게나 존경하는 사람이 한두 명쯤은 있을 것이다. 그중 유한양행의 유일한 박사는 가장 많은 사람의 공통분모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미 세상을 떠나신 지 40년도 넘었건만 그분이 남긴 삶의 자취와 향기는 깊고 진하기 때문에 쉽사리 잊히지 않는다.

유일한 박사는 미국으로 건너가 고학으로 법학 공부를 하였고, 한국으로 돌아와 제약회사인 유한양행을 설립하였다. 당시로는 파격적인, 종업원들에게 주식의 30% 이상을 배분하는 우리나라 최초의 종업원 지주제를 실시하였다. 유한양행은 깨끗한 경영으로도 정평이 나 있었다. 5공화국 시절에는 정치자금을 거부한 일로 인해, 정치적 보복을 당할 위험에 처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세무조사에서 먼지 하나 나오지 않자 오히려 동탑산업훈장을 받게 되었다.

기업을 하면서도 유일한 박사는 유한학원을 설립하여 어려운 학생들에게 학업의 길을 열어주는 등 사회적으로도 아름다운 일을 펼치는 동시에, 1969년 50년간 맡았던 기업 CEO 자리를 전문경영인에게 물려주며 당시 기업문화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전문경영기업인 시대가 열릴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유일한 박사가 존경받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분의 유언장 내용이다. 1971년 유명을 달리하신 그분의 유언은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그는 재산을 공익기업에 기부하고 자식들에겐 유산을 거의 남기지 않았다. 그가 가족에게 남긴 유산이라곤 지극히 사소한 것들뿐이었다. 어린 손녀에게 대학자금을 지원해주는 것, 딸에게 대지를 5천 평 상속하여 학생들이 뛰놀 수 있는 동산으로 꾸미게 하는 것, 장남은 대학까지 졸업했으니 앞으로는 자립해서 살라는 것 등이 전부였다.

유일한 박사는 죽음이란 마지막 관문을 건너고 난 뒤에도 남은 사람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대기업을 이끌던 사람이 어떻게 가족에게 아무것도 남기지 않을 수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그가 일생을 통해 보여준 삶의 자세라면, 그는 그러고도 충분히 남았을 사람이다.

아버지의 향기는 대대로 전달되었다. 그의 딸 유재라 여사 역시 자신의 재산 200억을 사회에 환원하고 세상을 떠났다. 가히 존경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나 역시 유일한 박사를 무척 존경하는 사람으로서 그분의 평전과 일대기 등을 빠짐없이 읽었다. 은은한 향기는 오랜 시간을 거쳐 정제되고 숙성되어 향을 낸다. 유일한 박사에게서도 그런 향기가 난다. 사람을 아끼고 사랑하고 평생을 올곧게 살아오신 것들이 정제되고 숙성되어, 오래도록 은은한 향기를 내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분의 향기 나는 삶은 바쁜 세상살이 속에서 잠시 앉았다 가는 쉼터와도 같다. 사람과 사람이 부대끼며 사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쉴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사람마다 고유한 향기가 있다고 한다. 어떤 이는 향기라고는 할 수 없는 악취가 나기도 하고, 어떤 이는 무향 무취다. 얼마나 재미없고 멋없는 인생인가?

나는 오래전부터 미래의 꿈나무들이 책 향기가 나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왔다. 강서구의회 의원 활동 당시 그 바람을 담아 청소년 문제와 학교문제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적은 기회라도 포착하면 아이들이 책과 가까이 지낼 방법부터 모색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시립청소년 직업전문학교 도서관 짓기와 이를 지역주민에게 개방한 것이다.

의정활동 당시만 해도 그 지역에는 시립청소년 직업전문학교가 있었다. 학생 수는 400여 명 남짓 되었는데, 면적과 시설이 상당히 방대했다. 나는 그 방대한 면적의 공간과 시설들을 학생뿐 아니라 주민들에게도 개방한다면, 더욱 효율적으로 쓰이리라고 확신했다. 특히 이 넓은 공간에 도서관 시설을 갖추게 한다면 금상첨화일 것 같았다. 당시는 정부가 청소년직업전문학교 내에 도서관을 유치한다는 교육개혁안을 내놓고 있었으므로, 사회교육의 일환으로 이를 활용하면 더 좋을 것 같았다.

서울시에서는 걸어서 10분 이내에 도서관 조성을 하겠다는 ‘서울시 도서관 및 독서문화 활성화 종합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

하지만 20여 년 전에는 서울시에 약 22개의 시립도서관밖에 없었다. 이는 인구 50만 명에 한 개꼴인 셈이다. 가까운 일본의 도쿄와 비교하면 15분의 1에 지나지 않은 수치다. 현실적으로 당장에 많은 예산을 들여 이웃 나라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도서관을 짓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조금만 바꿔 생각하면 좋은 시설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리라 믿고, 도서관 설립을 강력하게 주장했었다.

또한, 나는 아이들에게 책과 가까워질 기회를 주고자, 그에 따른 계획을 세워 강력히 추진한 바 있다. 아이들이 책을 가까이하고 자라난다면, 분명 책 향기가 나는 사람이 될 수 있으리란 확신을 가졌기 때문이다. 2018년 현재엔 서울시에 작은 도서관 포함 1,000여 개의 도서관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가히 장족의 발전이아닐 수 없다.

어느 날 세계적인 육종학자인 우장춘 박사가 새벽부터 배추밭에 나가 종일 배추를 들여다보며 기록을 하고 있었다. 제자들이 들어가 쉬시라며 만류했지만, 그는 끝까지 고집을 피우며 배추밭을 지켰다.

“자네가 죽은 뒤 신이 ‘너는 세상에 태어나 무엇을 했느냐?’고 물으면 뭐라고 하겠나. 나는 말이야, ‘배추 잎사귀 하나는 사람들이 먹기 좋게 만들어놓았습니다.’ 하고 대답할 생각이네.”

우 박사는 보다 많은 사람들의 유익을 위해 인생을 바쳤고, 그만의 향기를 사람들의 식탁 위에 올려놓은 셈이다.

우리 역시 이처럼 향기 나는 삶을 꿈꿔야 하리라. 과연 나는 어떤 향기를 간직한 사람인가? 항상 스스로 자문해보자. 자신의 향기가 다른 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만한 건지,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고 있는 건지, 혹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건 아닌지 등등 자기성찰을 해보자.

향기 나는 삶을 살기 위한 가장 바른 방법은 내 것만 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벌은 꽃에서 꿀을 따지만, 꽃에게 상처를 남기지 않고 오히려 열매를 맺도록 도와준다. 내 것 취하기에만 급급해 남에게 상처를 내면, 그 상처가 썩어 결국 근원조차 잃게 되고 만다. 이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꽃과 벌 같은 관계가 이루어질 때, 비로소 아름다운 삶의 향기가 은은하게 퍼져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권선복 : 충남 논산 출생. 아주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졸업. 중앙대학교 총동창회 상임이사. 강경상업고등학교 총동창회 부회장. 도서출판 행복에너지 대표이사. 지에스데이타(주) 대표이사.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문화복지 전문위원. 새마을문고 서울시 강서구 회장.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자랑스러운 서울시민상. 중앙대학교, 동국대학교 총장 감사패. 논산시장, 보성군수 감사패. 대한민국 인물대상. 저서 <행복의 멘토 22> <행복하려면 비워라 즐겨라 미쳐라> <긍정이 멘토다> <33인의 명강사 스타강사> <긍정의 힘> <행복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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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흥 / 불교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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