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시인 이상의 시를 해석하다…잘 알아듣지 못했어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세요" 展 개최
AI로 시인 이상의 시를 해석하다…잘 알아듣지 못했어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세요" 展 개최
  • 김주관 기자
  • 승인 2022.09.1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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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천재 시인 이상(李箱)이 국제적인 인정을 받기 어려운 이유는 그의 작품 속 언어인 시어(詩語)를 번역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는 독자의 감정이나 상상력을 자극하는 문학 작품으로 작가의 뜻이 독자에게 잘 전달되고 공감돼야 한다. , 독자와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시인 이상(李箱)의 작품 속 시어(詩語)는 문법을 무시하거나 수학 기호를 넣는 등 동시대 언어 체계를 뛰어넘는 실험적인 시도가 많아 독자와 소통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이런 어려움을 인공지능(이하 AI)을 이용해 풀어보고자 한 전시가 있다. 915()부터 929()까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 뮤지엄 4층 둘레길갤러리에서 개최되는 <잘 알아듣지 못했어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세요> 전시다.

전시는 한국의 아방가르드 문학가 이상(李箱,1910~1937)의 시와 네덜란드의 초현실주의 시인 폴 반 오스타이옌(Paul van Ostaijen,1896~1937)의 시에서 추출한 텍스트 데이터를 양국의 젊은 예술가 두 명이 AI를 이용해 재구성한 것이다.

양국의 젊은 예술가는 한국의 박소윤 작가와 네덜란드의 베라 반 드 사이프(Vera van de Seyp) 작가이다. 이들은 한국과 네덜란드의 대표 시인 작품을 AI을 이용해 문학(텍스트), 음악(사운드), 미술(이미지)의 형태를 띤 미디어아트 작품으로 탄생시켰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두 작가는 언어를 기반으로 한 AI 작업으로 인종 간, 젠더 간의 소통을 다룬 다양한 작업을 진행해 왔다. 본 전시에서는 언어의 장벽으로 인한 소통의 부재를 현대 기술인 AI를 활용해 풀어내고자 했다.

전시는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언어로 이뤄지는 소통은 오히려 소통의 걸림돌이 될 때가 많다. 상호 간의 존중, 의지, 수고가 수반되는 진심이 담긴 소통의 중요성을 전하고자 기획자는 전시명을 <잘 알아듣지 못했어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세요>로 정했다.

전시명인 <잘 알아듣지 못했어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세요>는 입력값을 AI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때 다시 한번 입력을 요청하는 일종의 명령어다. 전시기획자는 이 명령어를 원활한 소통을 위해 여러 방식을 유도하는 AI의 노력이라고 해석했다.

전시는 총 3개의 작품이 미디어아트 형태로 전시된다. 관람객들은 문학, 음악, 미술로 재구성된 작품을 통해 시인 이상(李箱)’폴 반 오스타이옌(Paul van Ostaijen)’을 보다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첫 번째 작품 <001 두 줄의 정면 사이 어딘가>는 두 시인의 작품을 AI가 학습해 두 시인이 대화하는 형태로 보여준다. AI는 한국어, 더치어(네덜란드어), 영어를 오가는 번역 알고리즘을 통해 서로 다른 언어를 가진 두 시인의 대화를 완성한다. 대화의 내용은 한국어와 더치어가 번갈아 가며 표현된다.

<002 이제 나는 죽어가는 햇살이 나를 데려가는 것을 느끼며> 작품은 두 시인의 작품을 학습한 AI가 이를 3개의 대형 스크린에 이미지로 보여준다. 두 시인은 시 본분에 문자, 도형 등을 그림 형식으로 배열한 구체시(具體詩)를 쓴 작가이다. 이 점에 착안해 구체시의 방법 일부를 적용한 미디어아트 작품을 탄생시켰다.

<003 날카롭고 거칠 때>는 센서가 관람객의 움직임을 포착해 화면 속에 형상화된 언어들을 소환해 내는 작품이다.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한국어와 더치어, 문자와 이미지 등 시각과 청각이 동시에 전달된다. 이 과정에서 관람객은 불명확한 소통의 과정을 경험하고 이로 인해 진실한 소통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이번 전시의 특징은 소통을 매개로 양국의 대표 시인 작품을 현대 젊은 예술가들이 AI 기술을 이용해 재조명했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전시는 단순히 네덜란드와 한국의 문화 교류뿐만 아니라 근대와 현대를 연결하는 시대를 초월한 국제 교류의 장으로써 의미를 갖는다.

박제언 전시기획자는 양국 국민의 사랑을 받은 두 시인의 작품이 텍스트, 사운드, 이미지 등 새로운 형태로 변환될지라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면서 현시대에 발생하는 젠더 간, 계층 간, 지역 간 소통의 오류는 그 속에 담긴 진심이 전달되지 않아 비롯된 것이다. 진정한 소통을 위한 노력, 진심이 전해지는 사회가 되는데 이번 전시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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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흥 / 불교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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