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묘문화도 하나의 예술입니다”
“장묘문화도 하나의 예술입니다”
  • 손혜철
  • 승인 2011.01.1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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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한 장묘문화 전도사 정음스님

건전한 장묘문화 전도사 정음스님
장례문화, 한 인간 삶의 희로애락 추모
고위공직자 등 1천여 불법묘지 썼다 혼쭐
고발당한 가족으로부터 협박 받기도

(사)한국장례문화연구원장인 정음스님(59․김귀중·충북 청주시 흥덕구 죽림동 274)은 고위공직자들에게는 ‘저승사자’로 불린다. 고위공직자들이 불법묘지를 썼다가는 어김없이 장지에 나타나 그에게 혼쭐 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고위공직자들이 묘를 쓸 때 가장 먼저 떠 올리는 사람이 정음스님일 정도로 그의 이름을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오죽하면 고위공직자들이 상(喪)을 당하면 가장 먼저 신문 부음 란에 정확한 장지를 표기하지 않는 것이 공직사회에 불문율처럼 굳어졌다.
정음스님은 건전한 장묘문화 실천운동을 통해 불법묘지를 근절하고 시민들의 매장문화 의식을 바꾸는데 기여했다. 그가 불법묘지를 처음 고발할 당시에는 비난이 뒤 따랐다. 지금은 어느 정도 오해는 벗었지만, 자신의 납골당(정음사원) 활성화를 위해 불법묘지를 고발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 그렇다.
이런 비난에도 그는 누군가가 이런 NGO활동을 하지 않으면 더 많은 불법묘지가 양산돼 생태계오염은 물론 자연훼손을 가속화 시킬 것이라는 점에서 저승사자라는 악명(?)을 달고 다니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정음스님은 ‘죽음도 하나의 예술’이라고 표현한다. 장묘문화자체가 하나의 예술이라는 것이다.
그는 “한 인간이 요람에서 죽음까지 갈 때 그 공간의 삶이 희로애락(喜怒哀樂)으로 점철돼 있고 나름의 예술을 만들어 내면서 일생을 살아왔다”면서 “인간에게는 다양한 직업을 갖고 살아온 인생 그 자체가 예술이다. 그런데 한 사람의 죽음은 더 이상 그의 생에 대한 예술을 더 이상 볼 수 없기 때문에 추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음스님은 “장례문화는 한 인간의 삶을 오래오래 기억하는 의식이다. 그 유체도 매장보다 화장한 뒤 납골․자연장의 형식으로 일정기간 보전하면 마음속에 영원히 잊지 않고 기억하게 되는데, 바로 이것이 장례문화”라는 것이다.
다음은 정음스님과의 일문일답.
-화장 문화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지지 않았나.
“국민 대다수가 매장에서 화장 쪽으로 가야한다는 공감대가 많이 형성됐다. 2001년 전국의 화장률은 18%이었으나 2009년 현재 화장률은 전국 평균 65%로 높아졌다. 부산 82.5%, 울산이 73.8%이며 서울․경기지역은 70%에 이르고 있다. 앞으로 5년 후면 화장률이 8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정도가 되면 대한민국의 화장 문화는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10~15%는 매장을 고집하기 때문에 100% 화장률 달성은 어렵다고 보면 된다.”

 

-전국의 묘지 수와 충북의 화장률은.
“전국의 묘지는 2000만기로 추산된다. 이중 유연분묘가 1200만기, 무연분묘가 800만기다. 충북의 사망률은 인구 1000명 당 4.8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반면 충남(44.5%)․충북(47.7%)의 화장률은 전국 평균(65%)에 크게 못 미친다. 2009년 충북 사망자는 1만여 명으로 이중 47%인 5300기는 불법묘지를 썼다고 보면 된다. 화장률이 낮은 만큼 환경훼손도 크다는 사실이다.”
-매장의 문제점은.
“매년 여의도 면적 1.5배의 땅이 묘지로 인해 사라지고 있다. 수 십 년 된 나무가 마구 잘려지는 등 산림훼손도 심각하다. 묘지를 쓸 수 있는 공간은 한정돼 있는데 아름다운 금수강산이 묘지로 잠식당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개인묘지가 전체 묘지의 69%를 차지하고 있고 개인묘지 70% 이상이 불법묘지다. 문제는 경작 가능한 땅에 묘지가 위치한 경우가 많아 국토가 효율적으로 이용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국민 1인당 주거공간이 14.19m²(4.3평)인 반면, 묘지는 49.5m²(15평)에 달해 죽은 자의 공간이 산 사람의 주거공간보다 3~4배나 크다. 또 매장문화의 문제점은 필요 이상의 장례비용이 들고 묘지를 쓴 뒤 후손들이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게다가 지구의 온난화를 촉진시키고 물 부족현상 등에도 악영향을 준다. 이뿐만이 아니다. 묘지로 인한 경제‧공익적 가치 손실인 연간 1조 4천635억 원에 이른다. 다행히 화장률이 높아지면서 매장문화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화장의 장점은.
“고 최종현 SK그룹회장 등 사회지도층과 언론이 우리사회를 화장 문화로 선도하면서 기존 장묘문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 특히 화장을 할 경우 경제적 이점이 있다. 재해 등으로 묘지가 훼손될 우려가 없으며 참배 및 관리에 대한 이점도 크기 때문에 화장은 장점이 많다. 또 묘지를 꾸미는데 과다한 비용을 들이는 허례허식이 없고 심각한 생태계파괴와 자연경관에 대한 훼손을 막을 수 있다. 최근에는 산자(生者)위주의 편리성 때문에 화장률 변화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국의 장묘문화는 어떤가.
“선진국의 경우 산자와 죽은 자가 함께 공유하는 공간이 바로 화장과 납골시설이다. 유럽은 조각품 같은 묘지나 화장·납골시설이 도시 안에, 마을 곁에 있어 후손들이 자주 참배하는 추모문화가 형성돼 있다. 시민들의 휴식처는 물론 각종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일본의 화장·납골시설은 도심 한 가운데 위치해 있지만 한국처럼 지가(地價)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미국 LA로즈힐은 결혼식과 장례식을 함께 하는 곳으로 묘지와 시설이 마치 예술품과 박물관처럼 꾸며져 있어 관광명소로 이용되고 있다.”
-매장문화가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는데, 그 이유는.
“40, 50년대 태어난 사람들이 아직도 매장을 원하고 있다. 그 이유는 ‘시신화장이 고인을 두 번 죽게 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어서다. 결국 그 후손들도 영원히 살 것이라고 착각하고 매장을 하게 된다. 자신이 죽으면 후손들이 묘지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인식을 못하고 있다. 그래도 40, 50대 중 50%는 매장문화에 대한 문제점을 알고 있으며 그 나머지 절반도 화장을 선호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의식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풍수지리에 의한 명당선호(明堂選好)가 아직도 많은데 실제 명당이 존재하나.
“풍수지리는 무시할 수 없지만 명당은 없다. 묘지는 냉(冷)과 온(溫) 두 가지가 있는데, 따뜻한 곳이 명당이다. 발복(發福)을 바라는 것은 쓰레기 매립장에서 발복을 기다리는 것과 같은 이치다. 죽은 사람의 생명은 중지돼 있기 때문에 영혼에 대한 발복은 있을 수 있지만, 죽은 자에 대한 발복은 없다. 그 이유는 내 부모가 사망했더라도 부모 영혼에 대한 지극한 정성과 관심이 발복으로 오는 것이지, 묘지를 좋은 곳에 썼다고 발복이 오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래서 명당은 없다. 오히려 산 사람이 좋은 집터, 즉 명당에 살아야 모든 일이 순조롭게 이뤄진다.”‍
-장묘문화개선에 대한 의견은.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상조업계의 거품이 잔뜩 끼었다. 상을 당한 유가족들이 경황이 없지만 그래도 장례용품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정부가 장례와 관련해 적절한 컨설팅을 통해 장례식장이 폭리를 취하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사회지도층과 공직자들이 앞장서 장사등에관한법률을 준수하면 국민들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묘지 개장은 누구나 할 수 있는데, 일정한 자격요건이 필요하지 않나.
“묘지 개장(파묘)을 위해 삽과 포클레인을 이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게다가 누구나 묘지를 개장하더라도 제재를 받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개장절차는 조상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개장절차가 문화재를 발굴하는 것처럼 할 수는 없지만, 일정한 교육을 받은 사람들에게 묘지 개장자격을 주는 것을 정부가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고위층들의 불법묘지 조성사례가 많은가.
“고위층들이 불법묘지를 쓰는 사례가 많다. 고위층의 불법묘지 조성과 관련한 고발한 이유는 이들이 최소한 법을 지키도록 경각심을 불어넣기 위해서였다. 그동안 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고위공직자 등을 대상으로 민원을 제기한 건수는 1천여 건에 이른다. 처음에는 반발도 있었지만 상당히 개선됐다. 이 중 3~4건은 고발 조치돼 묘지를 이장하거나 화장을 했으며 나무를 벤 사람들은 원상 복구했다.”
-불법묘지를 썼다가 고발당한 대표적인 사회지도층 인사는.
“2003년 전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다. 이 후보는 대선을 앞두고 부친이 사망하자 충남 예산군 선산에 불법묘지를 썼다. 내가 예산군에 고발하자 1년 뒤 적법한 장소로 이장했다. 서민들은 법을 몰라서 불법묘지를 쓴다고 하지만, 대법관과 감사원장, 총리까지 지낸 이 후보의 경우 법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불법묘지를 쓴다는 것은 국민정서에 맞지 않았다.”
-고발당한 사람들로부터 협박을 받지 않았나.
“불법묘지를 썼다가 고발당하면 처음엔 향응이나 금품제공 등의 의사를 나타낸다. 이를 거부하면 여지없이 협박을 하기 시작한다. ‘당신의 뭔데 남의 입줄에 오르게 하느냐. 가만두지 않겠다’는 식의 협박이 뒤따른다.”
-건전한 장묘문화 정착을 위한 활동은.
“2003년부터 건전한 장묘문화 정착을 위해 매년 충북도로부터 보조금을 지원받아 토론회를 개최해 왔다. 올해도 12개 시‧군을 순회하며 홍보 및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올해 토론회는 장례식장에 대한 거품을 제거하는데 역점을 두겠다. 장례식장의 비용이 의외로 거품이 많은데 이 부분에 집중하겠다.”
-장사법과 관련해 행정기관의 홍보 및 단속은 어떤가.
“과거 행정기관 담당공무원들은 상중 경황이 없다는 이유로 불법묘지를 썼더라도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다. 관행처럼 굳어진 불법묘지 조성과 산림훼손을 사실상 방치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행정기관 공무원들이 2001년 장사등에관한법률 시행이후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고 단속도 강화했다. 과거 보다 많이 나졌지만 아직도 홍보와 단속은 부족하다. 행정기관의 장묘문화에 대한 의식개선 노력이 더 많이 있어야 화장률이 높아진다.”
김정원 1분경영노트대표

정음스님 약력
△대한불교 법왕종 제3‧4대 총무원장
△국토사랑푸른숲 대표
△의왕 조계종 약수사 주지
△서울 다원정사 주지
△수덕사 내 법정사 주지
△부상불심다원 원장
△사단법인 충북도 민간사회단체 총연합회 공동대표
△대한불교 정음사원 원장
△청주시 화장장 건립추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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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흥 / 불교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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